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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7급·5급공무원

범정부 실국장급 공무원의 산실, ‘고위공무원단’

지난 629일 인사혁신처와 한국인사행정학회가 주최한 고위공무원단 출범 10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에서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 조사 결과 우리나라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 결과가 실제 직무성과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무원단은 2006년 고위공무원들의 경쟁력과 책임성을 높이고 업무수행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정부는 고위공직의 일부를 민간에 개방해 민간 전문가들과 공무원들을 경쟁시키는 등 고공단은 정부 정책 결정과 집행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범정부 실국장급 공무원 산실로 자리잡았다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는 기본적으로 고위공무원으로 진입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가를 검증하는 선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역량평가를 통과한 사람들이 통과하지 못한 사람에 비해 실제 우수한 사람들인가, 이들의 실제 성과가 통과하지 못한 사람에 비해 높은가의 타당도를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조사결과 역량평가 종합점수와 5년간 성과 평균의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역량평가의 기준타당도가 다른 방식에 비해 매우 높다는 선행연구 결과들을 뒤집는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다

그렇다면 이런 결과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어느 면에서는 고공단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발제 내용의 결과만으로는 역량평가의 기준타당도가 없거나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재 사용한 샘플이 탈락된 사람들의 자료가 배제됐다. 이는 탈락자를 분석조사에 포함시킬 수 없는 물리적·기술적 한계 때문이다이에 많은 토론자들은 만약 분석자료가 탈락자들까지 모두 포함된 것이라면 기준타당도가 있는 결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예상했다. 다시말해 탈락자를 포함한 전체 샘플로 기준 타당도를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것이다

고공단 제도는 과거 오랫동안 관료제의 근간을 이루어왔던 계급과 경력 중심의 신분구조가 드디어 직무와 성과 중심의 역할구조로 패러다임이 바뀐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아래와 같이 우리나라 공직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첫째, 직업공무원 제도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 공무원 신분은 오랫동안 근무해 보장받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둘째, 공직사회에도 역할과 성과를 지향하는 문화가 확산됐다. 셋째, 부처 이기주의와 폐쇄주의가 많이 완화됐다. 넷째, 정부 조직 내외에서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고공단 제도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요컨대 고공단 제도를 인사의 한 수단으로 선별에만 치우치지 않고 능력개발에도 활용하는 등 대한민국 정부의 최고정책관리자의 산실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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