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선발 필기시험의 경쟁률이 높을수록 필기시험 합격선도 높게 형성된다는 말이 있다.
물론 합격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해 출제된 문제의 난이도이지만, 난이도 등 다른 요인이 예년과 비슷하다는 가정하에 과연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합격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최근 마무리된 지방직 9급 공채 필기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알아보았다.
먼저 지방직 9급 공채 일반행정직의 실질경쟁률의 연도별 증감과 그에 따른 합격선 변동을 살펴보았다.
경쟁률은 원서접수 결과 경쟁률이 아닌 필기시험 응시인원을 토대로 한 실질경쟁률을 의미하며, 선발인원과 응시인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또 17개 시·도 중 도지역은 각 시·군이 구분 모집으로 각각 합격선의 격차가 커 대표 평균값을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므로, 서울특별시 등 단일모집 지역 8개 지역을 대상으로 비교했다.
우선 8개 특별·광역시 중 지난해 대비 실질경쟁률이 증가한 부산(▲0.16), 대구(▲0.58), 인천(▲2.55) 등 3개 지역은 필기시험 합격선 역시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질경쟁률이 전년 대비 가장 크게 높아진 인천의 합격선은 지난해 보다 가장 큰 폭(10.66점)으로 상승했다. 또 부산은 지난해보다 2.35점 상승해 389.19점을, 대구는 4.77점 상승해 389.61점을 기록했다.
반면, 실질경쟁률이 지난해 대비 떨어진 광주(▼2.78), 대전(▼1.77), 울산(4.45), 세종(▼3.12) 등 4개 지역의 필기시험 합격선은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세종시의 합격선은 지난해 대비 가장 큰 폭(8.11점)으로 떨어진 가운데, 세종시 선발인원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해 실질경쟁률이 낮아진 것을 함께 볼 수 있다.
또 광주 합격선은 전년 보다 0.46점 상승한 385.9점을, 대전 4.31점 상승으로 382.77점을, 울산 3.38점 상승으로 388.28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질경쟁률 상승이 반드시 합격선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의 실질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음에도 합격선은 0.19점 상승한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직 9급 필기시험에서 보듯이 “경쟁률 상승 = 합격선 상승”의 등식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경쟁률 상승·하락이 합격선 상승·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양상은 구분모집 9개 도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각 도내에서 선발인원 최다 지역 9개의 실질경쟁률과 합격선을 비교해본 결과, 실질경쟁률(21:1)이 가장 높은 제주 서귀포시가 합격선도 402.38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질경쟁률(5.1:1)이 가장 낮은 전북 김제시가 합격선도 376.04점으로 가장 낮게 형성됐다.
이는 앞서 살펴본 연도별 비교가 아닌 같은해에 치러진 동일한 시험에 대한 비교이므로 실질경쟁률과 합격선 상관관계의 유의미성을 더욱 보여준다고 본다. 결국 경쟁률이 상승하면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져 합격선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