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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남들보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이유

○○○/국가직 일반행정직 7급(2015년 합격)


국가직 9급 필기시험 감독관이 되다.


얼마 전 국가직 9급 필기시험 감독위원으로 오랜만에 공무원 시험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몇 년간 책상에 앉아있는 수험생의 입장이었는데, 교탁 앞에 서서 감독을 하고 있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20여분을 남겨두고 OMR 카드에 표기할 때 손을 떠는 수험생을 보며 저의 1년 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같이 긴장됐습니다. 그 때의 간절했던 마음을 떠올리며 예비 공무원분들에게 합격수기를 적어봤습니다.

 

과목별 공부방법


국어(75)

저의 전략은 암기과목에서 고득점받자!’였기 때문에 국어와 영어에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서는 어문규정을 중점적으로 외웠고, 한자는 강의를 별도로 듣고 암기했습니다. 어문규정은 예시가 문제 지문으로 그대로 출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말 꼼꼼하게 외웠습니다. 시험장에 들어가서 긴가민가하면 문제를 맞힐 수가 없습니다. 한글 맞춤법 통일안, 표준어 규정, 표준 발음법,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은 망설임 없이 답이 튀어나올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반면에 한자는 워낙 범위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점심 먹을 때 늘 한자책을 들춰보며 눈에 익혀두려고 노력했습니다.


국회 8급과 서울시 7급 시험에 대비해서 문학특강을 수강했고, 출제 포인트만 외워두었습니다. 매년 서울시 시험이 임박했을 때 많은 수험생이 국어대비 특강을 듣는 것을 봤습니다. 물론 그 특강에서 한 두 문제를 건질 수도 있는 것이지만, 저는 그런 것이 오히려 스스로를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어는 갑자기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75)


영어는 기본실력을 믿고 최소한의 시간만 투자했습니다. 문법은 거의 보지 않았지만 단어문제만큼은 틀리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달달 암기했습니다. 특히 시중에 쉽게 암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재가 있는데, 짤막한 강의를 병행하며 늘 손에 들고 다녔습니다. 해마학습법으로 영어 단어를 외웠는데, 지금 텝스 공부를 할 때도 그 때 외웠던 단어가 생각납니다. 그만큼 오래 기억이 지속되어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무원 시험 단어의 양이 상당하지만 사전을 외울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제가 선택한 책에서 무조건 나온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봤습니다. 시험 두 달을 앞두고서는 매일 아침 25~30분가량 영어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암기과목에서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연습할 때도 더 많은 시간을 할당해 놓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시험장에서 풀 과목순서로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영어를 마지막에 남겨두면 마지막에 마음이 너무 급해져서 아는 것도 틀리게 되기 때문에 국어, 영어를 순서대로 풀었습니다. 두 과목을 푸는 동안 한 시간이 훌쩍 넘어가더라도 법 과목과 행정학에서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시간 배분을 연습했습니다.

 

한국사(75)


행정학과 한국사는 저에게 가장 취약과목이었습니다. 늘 그 방대한 양에 기가 눌리고 자신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전화번호부 같은 기본서를 택해 쓴 맛을 봤고, 결국 간결하게 압축된 기본서로 전환했습니다. 압축된 책을 상세하게 외우다 보니 한국사에 대한 감이 생겼고, 비교적 안정적인 점수대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듣다 우선 압축된 기본서에 대한 인터넷 강의를 여러 번 반복해서 수강했습니다. 5번 이상을 들으니 선생님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자연스럽게 70% 이상이 외워졌습니다. 각각의 단원에서 암기 포인트를 붙임쪽지로 책에 정리하고 손가락으로 세어가며 다시 머릿속에 입력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늘 한두 개씩은 기억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다시 짚고 넘어갔습니다.

 

헌법(90)


헌법과 행정법은 저의 전략과목이었습니다. 처음에 기본강의를 수강한 뒤 OX문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3회 풀었고, 그 이후에는 오답을 위주로 봤습니다. 강의 들을 때는 감을 잡지 못했었는데 OX문제집을 독파하고 나서 자신감이 생겼고, 성적도 안정권으로 올라갔습니다. 다만 자신 있는 과목이라고 해서 자만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전략과목일수록 어떤 난이도에서도 고득점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세세한 부분도 꼼꼼히 공부했습니다.


기본서가 매우 두껍고 법률용어가 어렵기 때문에 책을 읽고 있으면 진도는 안 나가고 졸리기만 합니다. 그래서 강의를 듣고 복습한 이후에는 기출문제를 풀고 틀린 부분 위주로 기본서를 읽었습니다. 모의고사 문제집을 보는 5, 6월에도 시간을 정해 모의고사를 풀고 기본서로 돌아가 부족한 부분을 공부했습니다.


헌법은 신판례가 많아서 매년 새 책을 족보나 요약서가 아닌 기본서로 구입했습니다. 중요한 판례를 자세히 보기 위해 기본서를 선택했는데, 모의고사를 풀 때나 국회직 시험을 치를 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행정법(90)


행정법 총론은 가장 쉽게 정복했던 과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기본서로 강의를 수강하고 그 이후에는 요약서로 전환해 시험장에 갈 때까지 요약서만 공부했습니다.


행정법 각론은 시간이 없으면 소홀하기 쉬운 과목이기 때문에 계획을 세울 때 비중을 크게 두고 시간을 할당했습니다. 각론에서는 기출문제에서 벗어나는 문제들이 종종 나오기 때문에 요약서가 아닌 기본서로 봤고 각 장의 내용을 꼼꼼히 숙지했습니다. 행정학, 헌법과 중복되는 부분은 노트에 따로 정리해서 각 과목의 출제 포인트를 통합적으로 암기했습니다.


특히 헌법과 행정법의 두 법 과목은 최신판례가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반드시 특강을 듣고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연간 계획을 짤 때 이 점을 염두하고 최신판례 암기를 위한 시간을 배분해 놓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시험 당일에 꼭 최신판례집을 보면서 시험장에 갔는데, 아침에 본 것이 시험에 나온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행정학(95)


한국사는 범위가 방대하기는 해도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왔기 때문에 익숙했지만 행정학은 정말 생소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행정학 공부할 때 가장 소극적인 태도가 됐고, 2014년도 시험을 볼 때까지만 해도 방어과목으로 두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도 시험을 대비해서는 공격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잘 이해가 안 되고 모르는 부분은 무조건 노트에 적고 외웠습니다. 암기할 때 그냥 말로하거나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손으로 직접 표를 그리고 써봤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디테일하게 암기를 해두니 시험장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고 자신감 있게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본서와 요약서, 기출문제집을 한 선생님의 교재로 통일해서 보니 설명방식과 표가 눈에 익어 암기에 더 큰 도움이 됐습니다.

 

경제학(90)


2014년 국가직 시험에서 아까운 점수로 불합격한 뒤로 국회직 8급에 합격하고 싶은 생각에 경제학은 가장 양이 많고 설명이 심도 있게 잘 되어있는 책을 택했습니다. 전에 택했던 강의에서는 최소한의 것만 외울 수 있게끔 도와주었기 때문에 경제학에 투자한 시간이 적었습니다. 이후 학습량이 많은 책으로 옮기면서 경제학도 결국은 암기라는 생각으로 주요 가정과 이론 전반, 그리고 그래프를 꼼꼼하게 외웠고, 노트를 만들어 암기를 반복했습니다.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일단 암기해두면 나중에 내용이 연결되면서 이해되기도 했습니다.


경제학에서 암기한 내용은 잘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1~3월에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시험에 임박해서는 가볍게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많이 투자한 결과, 국회 8급 시험에서 경제학 점수를 상당히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경제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고, 국가직·지방직·서울시 7급만을 목표로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는 경제학을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교재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시험장에서 주의할 점


시험장 환경을 조성하다시험을 앞두고 모의고사를 풀 때는 시험장과 가장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서 연습해야 합니다. 저는 꼭 이어플러그를 착용했고, 전자 손목시계로 시간을 체크했습니다. 부정행위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서 시험 시작 전에 감독관에게 이어플러그를 사용해도 되는지를 꼭 물어봤습니다. 10시부터 1220분까지 시침, 분침 시계로 시간을 보면 순간적으로 남은 시간을 착각해 시간배분에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늘 전자시계의 스톱워치 기능을 사용해 연습했습니다. 시험장에서는 너무 긴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작은 돌발상황에도 당황하고 초조해질 수 있습니다. 한 문제의 실수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수험생활이 길었던 만큼 입직 후에 느끼는 만족감도 큽니다. 간절히 원했던 부처에 배정받았고, 매일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지금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지더라도 곧 다가올 꿈같은 시간들을 기대하면서 견뎌내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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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반드시 합격하자!!
수험뉴스 칼럼(제5회) 올해는 반드시 합격하자!! 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1년이라는 시간의 단위가 생긴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아마 지나간 해를 돌아보고 잘한 것들은 더욱 발전시키고, 잘못한 것들은 고쳐 더 나은 방법을 찾으라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에 자신이 가진 지나친 열정으로 공부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무작정 학원에서 정해준 커리큘럼만 따라가다 진정 중요한 공부방법을 깨우치지 못한다든가, 시간이 가면서 자신이 점점 더 나태해져서 해야 하는 공부임에도 불구하고 게으름을 피운다든가 하는 등의 수많은 실수를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실수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반성하지 못하고 수정하지 못하는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수험생활은 굉장히 고독하고 외로운 과정입니다. 그 이유는 끊임없는 자신과 싸움의 연속이 곧 수험생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과정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계속되는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일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수험생활을 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이고 채찍질하며 자신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