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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30년 7개 월 간의 노량진 생활을 마치고 은퇴하면서

저는 지난 1990121일에 노량진에 데뷔하여 20216월 말에 은퇴합니다. 노량진이라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30여 년간 강사로 시작하여 원장으로 은퇴하기까지 수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수많은 고비들을 극복하고 1등의 지위를 누리면서 은퇴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지난 623일 수요일에는 성대한 은퇴식을 치루기도 하였습니다. 막상 은퇴하려니 이런 소회를 느끼게 됩니다.


첫째, 저는 307개 월 간, 단 한 번의 결강도 하지 않았습니다. 술도 담배도 하지 않고 자기관리를 철저히 했습니다. 밥을 제때 먹고 잠도 충분히 잤습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학원가에 데뷔했던 강사들 중에 이미 10여 명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분들 중에 단 한 명만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 병사하였습니다. 병사의 원인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술, 담배가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둘째, 저는 수많은 제자들을 법원과 검찰, 그리고 경찰에 진출시켰습니다. 법원직 직원 약 만 명 중에 나의 제자들은 최소한 4분의 3, 그리고 검찰수사관 6천여 명 중에 최소한 3분의 2는 저의 제자들입니다. 그리고 경찰에도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하였습니다. 이것은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가장 보람 있는 성과입니다.

 

셋째, 저는 여전히 법원과 검찰직 공무원 시험의 1위 자리에서 물러나는 영광을 맞고 있습니다. 저는 평소 1등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왔는데, 마침내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은 저의 자부심의 원천을 이루고 있습니다.


넷째, 저는 선생님들과 직원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저와 가장 오래 근무한 선생님들은 26년 전에 우리 팀 창설 멤버가 세 명이 있고, 신동수 선생님은 저와 17년 인연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인홍 선생님도 저와 10년 이상의 인연이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 중에 가장 오래된 조성필 차장은 저와 21, 그리고 이규태 과장은 17, 이희경 대리는 11, 그리고 가장 짧은 김영숙 대리는 5년 정도입니다. 이 직원들은 제가 직접 선발하였기에 애착이 매우 강합니다. 좋은 인성을 가진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저는 은퇴 후에 박사논문을 쓰고 요리학원에 다닐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1년에 절반은 해외에서, 나머지 절반은 국내에서 살고자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그 목표는 다소 미뤄지겠으나 언젠가는 현실이 될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용인에 있는 새집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 함께, 아이들이 말썽을 부리지 않고, 아내와의 사이도 좋기 때문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더하여 나는 매우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전성기를 보내면서 돈도 많이 벌었습니다. 명예도 크게 얻었습니다. 그러나 쇠퇴기에서 시작하는 선생님들은 몸과 마음은 많이 지칠 게 분명합니다. 저는 그 점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발전기와 쇠퇴기는 반복되게 마련이므로, 이 쇠퇴기를 기회로 삼아 발전의 계기로 삼기 바랍니다. 이게 제가 선생님들께 보내는 진심 어린 조언입니다. 그동안 저에게 수업을 받았던 수많은 제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면서 이만 맺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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